아동들은 타인의 외현적인 행동 특성을 이해하다가 성격과 같은 심리적 속성까지 알게 되는 대인 지각의 발달 특성을 보입니다. 대인 지각은 사람들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며 타인의 감정과 행동, 그리고 타인의 의도와 관점까지 이해하는 능력을 사회인지라고 합니다. 청소년들은 아동기에 비해 보다 성숙한 대인 관계 및 상호작용을 할 수 있고 타인의 의도를 보다 정확하게 추론할 수 있으며 복잡한 사회적 문제나 특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회인지는 청소년의 중요한 발달 과업인 정체감, 자율성, 친밀감 등을 획득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아동들은 규칙에 대해 엄격하고 모든 것을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으로 나눠서 생각할 뿐 그 중간은 없습니다. 아동과 청소년들은 한 규칙이 어떤 사람에게는 적용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것을 보고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이런 경험이 이후 자신의 규칙에 대한 개념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도덕성 발달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아동과 성인이 인지와 성격 발달에 있어 차이가 있는 것처럼 유아와 아동 및 청소년기의 도덕적 개념과 추론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형식적 조작 사고가 발달하면서 도덕적 사고나 추론, 판단 능력이 현저하게 발달합니다. 이 글에서는 셀만의 조망수용 능력 단계를 통해 청소년기 사회인지 발달을 살펴보고, 피아제의 도덕 발달 단계, 콜버그의 도덕적 추론 단계를 통해 청소년기 도덕성 발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셀만의 조망수용 능력 단계
사회인지에 관한 이론인 셀만의 조망수용 능력 단계는 인간이 자신의 마음, 나아가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이 어떻게 발달하는지를 조망수용 능력 또는 사회역할 수용의 발달이라고 봅니다. 만약 조망수용이 발달하지 못하면 상대방이 자신의 관점과는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서로 간에 상호 작용은 힘들 것입니다. 그러므로 조망수용은 사회적 상호 작용에 필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계 0은 자기중심적 미분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의 유아(3~6세)는 상황에 대한 자신의 해석과 타인의 관점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으며 따라서 자신의 지각이 잘못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자신이 느끼거나 행동하는 대로 다른 사람도 비슷하게 느끼고 행동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계 1은 차별적 또는 주관적 조망수용, 사회 정보적 단계입니다. 이 단계의 아동(6~8세)은 타인들이 서로 다른 사회적 조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나 관점이 다른 이유를 잘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사람들이 다른 관점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이해하는데 이는 사람들이 다른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단계에서 아동은 비의도적 행동과 의도적 행동을 구별하기 시작합니다. 단계 2는 자기반성적 조망수용, 상호 조망수용 단계입니다. 이 시기의 아동(8~10세)은 타인의 입장에 대한 추론이 가능하며 자신의 행동과 동기를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타인의 입장에 대한 추론이 제2차 참조틀에 국한됩니다. 제2차 참조틀이란 자신의 조망과 상대방의 조망 등 두 사람의 입장에서만 조망을 수용하며 일반적으로 제삼자의 관점을 취하기는 아직 어렵습니다. 단계 3은 제삼자 조망수용, 공동 조망수용 단계입니다. 이 시기(10~12세)에는 자신의 입장, 상대방의 입장, 제삼자의 입장에서의 조망을 모두 취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상황을 떠나 제삼자의 중립적인 관찰자 입장으로서 자신의 행위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장을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단계 4는 심층적 조망수용, 사회적 조망수용 단계입니다. 이 수준(청년기~성인기)에서는 자신과 타인의 주관적 조망을 보다 깊고, 보다 넓고 다차원적인 입장에서 상호 교환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 간의 조망은 표면적인 정보의 수준에서, 공통적인 관심사 수준에서, 그리고 심층적이고 언어화되지 않은 수준에서 상호 공유할 수 있습니다. 개인은 자신이 속한 사회적 가치 체계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2. 피아제의 도덕 발달 단계
피아제는 인지 발달과 도덕적 추론 능력 간에 관련성이 있다며 인지 능력이 사회적 상황에 대한 추론 능력을 결정한다고 봅니다. 즉 유아의 사고방식이 발달하면서 도덕적 발달이 이루어진다고 보고 도덕의 인지적 측면 또는 도덕적 추론을 강조했습니다. 1단계는 전도덕적 단계입니다. 이 시기는 5세 이전의 시기에 해당됩니다. 이 시기의 영유아는 규칙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생각도 거의 없습니다. 단순히 재미있는 활동이나 흥미로운 대상으로 놀이를 합니다. 따라서 규칙에 따른 체계적인 놀이보다 단순히 이기려는 경향성을 보입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일관된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옳고 그름의 근거에 대해서도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습니다. 2단계는 타율적 도덕성 단계입니다. 4~7세 유아동에 해당됩니다. 타율적이라는 것은 타인에 의해 규칙이 설정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시기 유아동은 부모나 다른 성인들이 자신에게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해 줌으로써 성인이 규정한 규칙을 위반하면 자동적으로 벌을 받고 나쁜 사람은 결국 벌을 받게 된다고 믿습니다. 또한 이 단계의 유아동은 어떤 행동의 결과를 근거로 하여 행동에 대한 도덕적 판단을 합니다. 타율적 도덕성은 도덕적 실재론 단계라고 불립니다. 이 단계에서 규칙은 불변하고 필수적이며 그 근원과 권위는 외재적이고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봅니다. 3단계는 자율적 도덕성 단계입니다. 8~12세 정도의 아동 및 청소년 시기를 말합니다. 이 시기 아동 및 청소년은 도덕적 행위에 있어 행동의 결과보다 행위자의 의도에 근거를 둔 도덕적 판단을 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른 아동 및 청소년들과 상호 작용하고 협동하면서 규칙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그에 따라 도덕성도 변하기 시작하며 이 단계를 협동적 도덕성이라고 부릅니다. 규칙은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정해지고 범죄는 처벌에 중점을 두기보다 범죄자의 의도성과 정상을 참작하여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콜버그의 도덕적 추론 단계
콜버그의 도덕적 추론 단계는 피아제의 도덕 발달 단계를 기본으로 정교화시킨 이론입니다. 콜버그는 아동뿐 아니라 성인들을 대상으로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반응을 분석하여 도덕적 추론을 연구하였습니다. 콜버그의 연구 결과 사람들은 도덕적 판단 혹은 추론의 6단계를 거친다고 보았습니다. 수준 1은 전인습적 도덕 수준입니다. 이 단계는 기본적으로 자기중심적 사고에 근거한 도덕적 추론입니다. 외부의 보상과 처벌 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기초로 약 7~10세 아동이 해당됩니다. 1단계는 벌과 복종의 지향 단계로 아동은 단순하게 벌을 피하기 위하여 권위적인 인물에 복종합니다. 2단계는 도구적 상대주의 지향 단계로 아동 자신의 욕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욕구도 인식합니다. 모든 사람들의 이익을 고려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욕구가 우선입니다. 수준 2는 인습적 도덕 수준입니다.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거나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규칙을 준수합니다. 대부분의 청소년이 해당되고 성인들도 이 수준에 포함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법이란 무조건 지켜야 하고 법을 어기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으며 대부분의 성인들은 이 단계에 속합니다. 수준 3은 후인습적 도덕 수준입니다. 사회 규범은 중요하지만 법이나 권위보다 개인의 도덕적 가치와 원리를 더 중요시하여 옳고 그름을 판단합니다. 이 단계의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옳다는 것과 법적으로 합당하다는 것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개인이 스스로 윤리적 원칙을 선택하며 그 원칙은 정의, 인권의 평등성과 가치와 같은 추상적인 개념을 기초로 합니다.
콜버그는 도덕적 딜레마를 사용하여 아동의 도덕적인 추론 수준을 발달시킬 수 있다고 보았으며 아동들은 자신의 도덕적 추론보다 높은 사람들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콜버그 연구의 특징은 피아제가 아동을 대상으로 도덕의 인지적 측면을 다룬 것에 비해, 여러 문화권에 있는 아동과 성인을 대상으로 도덕적 갈등 상황을 제시하여 보다 상세한 도덕적 발달 이론을 제시하였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