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Rogets)의 인간중심상담은 정신분석과 행동주의 접근의 대안으로 제3의 세력인 인본주의 관점에서 출현한 상담 이론이다. 인본주의의 철학적 배경은 주로 실존주의와 현상학이며 인본주의적 관점의 학자들은 개인의 주관적 경험과 자유 의지를 강조하였다. 인간중심상담에서 인간은 적당히 조건만 주어지면 자기 실현화를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본다. 그러므로 인간중심상담은 내 답자의 주관적인 경험을 존중하고 긍정적이며 의식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내담자의 능력을 신뢰한다. 본 장에서는 인본주의 철학을 기본으로 상담자의 기본 태도를 강조하고 내담자와 상담자 관계에 중점을 두고 있는 인간중심상담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글에서는 인간중심상담의 주요 인물, 인간과, 심리적 문제의 발생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상담기법의 하나로써의 인간중심상담 이해의 초석을 마련하고자 한다.
1. 주요 인물 - 칼 로저스
칼 로저스는 미국 중서부의 청교도 가정에서 태어났다. 엄격한 종교적 집안이었고 노는 것을 억제당했지만 그의 가정은 따뜻했다고 한다. 그의 부모는 자녀들에게 노동과 기독교적 가치를 알려 주기 위해 시골로 이사하였다. 내향적 성격이었던 로저스는 책을 읽거나 의문의 자세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다 보니 사회적 관심보다 학문에 관심을 가졌다. 로저스는 대학 시절 동안 농업, 역사, 종교 그리고 심리학 등 다양한 유형의 학문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아버지의 농장에서 식물이 자라는 과정을 보면서 인간 역시 하나의 유기체로서 자신을 실현하려는 경향성을 가지고 자기실현의 과정을 밟게 된다는 인간관을 촉진시켰으며 그의 상담 이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학 시절 부모님의 종교적 영향에서 벗어나 종교적 신념이 다양하다는 걸 경험하고 부모로부터 심리적 독립을 하였다. 그는 1924년에 위스콘신 대학교에서 학사학위를, 1928년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1931년에는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1940년에는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심리학 교수로 활동하였다. 로저스의 인간중심상담은 실존적 관점과 인본주의 심리학에 근거를 두고 성장한 이론이다. 상담의 기본적인 가정은 상담자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도 내담자가 스스로 자신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로저스는 다양한 내담자를 만나면서도 자신이 발전시킨 사상을 반영한 삶에 맞게 인생을 살았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2. 인간관
로저스는 내담자의 성장을 촉진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내담자는 건설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보았다. 즉 인간은 선천적으로 자신을 실현화하기 위한 동기를 가진 존재이며 이러한 실현화 경향성 때문에 인간을 신뢰로운 존재로 바라보고 있다. 이처럼 인간 본성에 대한 긍정적 관점은 인간이 심리적 부적응 상태에서 건강 상태로 이동하려는 능력을 본래부터 갖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상담자는 상담 과정에서 일차적 책임을 내담자에게 부여한다. 인간중심상담은 정신분석학이나 행동주의 상담에서 나타나는 권위적인 상담자의 역할과 상담자의 지시를 따르는 수동적인 내담자의 역할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러므로 인간중심상담 과정은 내담자의 인식 능력과 태도나 행동에서의 변화에 기초한다. '인간은 경험적 세계인 현상학적 장에서, 살이가고 각자 자기실현을 위해 삶을 주도하며 살아간다. 현상학적 장은 개인의 경험적 세계 또는 주관적 경험으로 특정 순간에 개인이 지각하고 경험한 모든 것을 의미한다. 인간은 똑같은 환경에서도 각자 주관적으로 매우 다른 경험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담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삶의 세계를 현상학적으로 구성하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 행동에 대해 내담자의 책임과 능력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상담자는 내담자가 자기와 세계를 지각하는 방식에 주된 관심을 가져 내담자의 내적 참조를 이해해야 한다. 로저스는 현재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과거에 대한 각 개인의 현재의 해석이라고 본다. 객관적 현실이 아닌 자신의 현상학적 장에 입각하여 제 구성된 현실에 반응하기 때문에 모든 개인은 서로 다른 독특한 특성을 보이는 것이다.
3. 심리적 문제의 발생 과정
인본주의 관점에 의하면 인간은 누구나 가능성과 잠재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으며 그것을 실현하시키고자 하는 동기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은 살아가면서 자신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왜곡하며 자기실현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 발생한다. 이처럼 인간들이 심리적 문제들 가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인간중심상담에 의하면, 인간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에 관한 물음과 함께 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바로 자기 개념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자기 개념은 어느 순간,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통해 경험하면서 점차적으로 확립해 나간다. 이 과정 속에서 인간들은 긍정적인 자아 개념을 형성하고 유지하고자 한다. 자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자신은 물론이고, 타인에게서 인정받거나 존중받을 필요가 있다. 자신은 괜찮다고 스스로 위안하고 지지하지만 타인이 자신을 무시하거나 비난하면 결국 자기 개념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타인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대하면 자기 개념은 긍정적일 수 있으나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되면 부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녀의 경우를 살펴보면, 자녀가 어릴 때는 자신의 욕구에 따라 행동을 하고 사고 판단에 있어 착오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 만약 어린 자녀가 하는 행동이 부적절하거나 바람직하지 않을 때 부모들은 대부분 제지하거나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만든다. 즉 부모가 정한 기준에 맞춰 자녀가 행동을 하면 부모는 칭찬과 격려를 하고 그렇지 않을 때 야단을 치거나 혼낼 수 있다. 그러므로 자녀는 부모의 관심과 인정을 받으려고 부모가 원하는 기준에 맞춰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부모의 가치 기준에 맞게 행동하고 생각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학습하게 되고 부모의 주입된 가치 체계를 내면화하게 된다. 자녀가 부모의 가치 조건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자기를 형성해 갈 때, 만약 그것이 자신이 가지고 있던 가능성이나 잠재력과 일치한다면 보다 만족스럽고 이상적일 것이다. 그러나 자녀가 원하는 것과 부모의 가치 조건이 불일치한다면 자녀는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부모가 원하는 것을 할 수도 있다. 이처럼 대부분 자녀들은 부모가 부여한 가치 조건에 영향을 받으며 외적으로 부여된 가치 조건에 따라 살아갈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자기 개념과 경험 간에 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다. 지금-여기에서 경험하는 것들이 자기 개념과 불일치하므로 결국 부정적 개념이 형성되어 심리적 문제가 생긴다.
인간중심상담은 여러 개의 상담 이론 중 하나가 아니라 상담자가 지녀야 할 기본 태도와 역할을 제공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상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담자는 인간중심상담 이론의 기본 철학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