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 이론 관점에서 학습 이론이나 정신분석학적 접근에 의하면 인간은 외부환경의 영향을 받는 수동적 존재임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인지적 접근은 같은 환경에 대해서도 사고 수준과 방식에 따라 개인의 해석이 달라지므로 환경에 대한 이해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고 봅니다. 즉 발달 단계에 따른 인지의 질적 차이가 있음을 강조하고 환경을 이해하고 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인간의 능동적인 측면을 강조합니다. 여기서는 인지 발달의 대표적 주요 이론인 피아제의 인지 발달 단계 이론, 피아제 이론에 대한 비판과 신 피아제 이론을 통해 청소년 인지 발달을 알아보겠습니다.
1. 피아제의 인지 발달 단계
피아제는 원래 생물학을 전공한 학자로 인간의 지식 자체가 생물학적 현상이라고 생각하였고 지식의 기원이라는 인식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동 발달의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피아제는 정신 능력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연구하였고, 연구 결과, 같은 나이의 아동들은 비슷한 오답을 하였고 나이가 많은 아동이 어린 아동에 비해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낮았는데 그 이유는 연령에 따른 사고 체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피아제 이론은 인지 발달에 있어 질적인 변화를 구체화하는 단계적 발달로 감각운동기, 전조작기, 구체적 조작기, 형식적 조작기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는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모두 4단계를 거친다고 보았습니다. 1단계 감각운동기(0~2세)에서 영아들은 감각과 운동 기술을 사용하여 세상을 탐색하고 바라봅니다. 영아들은 반사 작용이라는 선천적 행동을 가지고 있으며 빨기 반사와 잡기 반사 등이 있습니다. 감각운동기 말기가 되면 사건을 정신적으로 표상할 수 있으며 우리가 사고(thinking)이라고 부르는 활동을 하게 됩니다. 정신적 표상이 가능하면서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목격한 특정 행동을 재현하는 '지연 모방'이 가능해집니다. 또한 대상 영속성의 개념을 획득하여 눈앞에 대상이 보이지 않아도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대상 영속성의 대표적인 놀이로 까꿍놀이가 있습니다. 2단계 전조작기(2~7세) 유아기의 가장 큰 특징은 사고가 비논리적이라는 점입니다. 아동기가 되면 유아기에 비해 논리적 사고가 가능합니다. 사물에 관해 사고하는 능력이 더욱 발달하여 대상을 정신적으로 표상하기 위해 상징을 사용하는 표상적 사고를 시작합니다. 자아중심성도 전조작기의 특징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자기들처럼 세상을 본다고 믿으며 타인의 관점에서 조망하지 못합니다. 자아중심성은 언어에서도 나타나는데 또래와의 대화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자기중심적 언어로 이야기하며, 이를 집단적 독백이라고 합니다. 중심화의 특징 때문에 전조작기 아동은 보존성의 원리에 대한 이해도 부족합니다. 3단계 구체적 조작기(7~11세) 아동은 계열성 혹은 논리적 연속성의 개념을 학습합니다. 이는 사물의 크기, 길이, 무게 등과 같이 사물을 배열하는 능력이며 이는 곧 이행성이라는 능력으로 발달합니다. 이행성이란 제3의 대상과의 연관성에 의한 지식을 기초로 두 대상 간의 관련성을 추론하는 능력입니다. 또한 구체적 조작기의 아동은 보존성의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자기 중심성을 벗어나 탈중심적이고 객관적인 사고가 가능합니다. 4단계 형식적 조작기(11~성인기)가 되면 청소년기의 사고는 성인들의 특성과 유사한 형태로 논리적이며 추상적인 사고가 가능해집니다. 추상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 가설 연역적 추론이 가능한 것, 조합적 사고가 가능한 것, 메타인지의 발달, 정의, 진리, 도덕성과 같은 추상적 개념을 이해하고 자신이 속한 사회의 체제나 법을 이해하는 것이 형식적 조작기의 특징입니다.
2. 피아제 이론에 대한 비판
피아제는 아동의 사고가 어떻게 발달하는지를 연구하였고 아동은 성인의 사고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아동의 인지 발달 연구를 통해 관련 연구를 촉진시켰으며 아동은 세상의 지식을 능동적으로 구성하는 존재라는 관점에서 많은 학자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후속 연구가 실시됨에 따라 반론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피아제가 아동의 인지 능력을 과소평가, 혹은 과대평가하였고 단계에 따른 아동의 인지 발달이 너무 경직되어 있으며 사회적 요소를 간과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어떤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동들은 개념을 이해하는 것과 같은 능력 이외에 많은 요인(예:기억 능력, 맥락 이해)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따라서 아동들이 피아제의 과제를 해내지 못하는 것은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수행에 필요한 요구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는 데 실패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결과는 피아제가 인지 발달을 조성하는 데 있어 문화와 사회적 상호 작용의 역할을 중요시 여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학교교육의 효과는 환경에 작용하여 지식을 구조화하는 것에 의해 학습이 주로 형성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에 있어 더 중요한 것은 아동들이 교사와 성인들의 도움으로 상황의 중요한 문제나 측면으로 주의를 집중하게 스캐폴딩 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연구자들에 의하면, 피아제는 특정 단계의 개념과 기술을 공고히 한 다음에 지식의 영역이나 특정 문제와 무관하게 인지적으로 그 단계에서 기능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아동이 한 과제에서는 구체적 조작적 사고를 하다가도 다른 과제에서는 전조작적 사고를 사용할 수 있다고 제안하였습니다. 즉 광범위하고 보편적인 발달의 단계가 존재한다는 피아제의 생각과 다른 관점에 도전하는 연구자들에 의해 발달이 실제로 얼마나 일반적인지 혹은 특정적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견이 분분합니다.
3. 신 피아제 이론 및 학파
피아제의 인지 발달 틀을 유지하면서 그의 이론을 수정하여 접근한 이론을 신 피아제 이론이라 하고 피아제의 인지적 접근에 약간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학자들을 신 피아제 학파라고 부릅니다. 신 피아제 학파로 케이스, 레온, 피셔를 들 수 있습니다. 그들은 피아제 이론의 개념과 과제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모두 정보처리 이론의 개념과 관점을 적용하여 특정 영역에서 아동이 과제를 해결해 가는 구체적인 문제 해결 과정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신 피아제 이론가들의 업적은 피아제 이론의 한계를 극복하고 확장시켜서 인지 발달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케이스는 실행통제구조 이론을 주장하였습니다. 인지 발달상의 주요 변화는 문제 해결 장면에서 사용되는 실행통제 구조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피아제가 주장한 평형보다는 자동화를 통한 기억 역량의 향상을 핵심적인 역할로 보았습니다. 그에 따르면 작업 기억은 조작 공간과 저장 공간으로 분류되는데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자동화가 이루어지면 무의식적인 정보처리 능력이 향상됩니다. 이는 조작 공간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소시키고 저장 공간의 증가를 가져와 인지 처리의 효율성을 증진시킵니다. 즉 발달에 있어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인지 용량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의 여부라는 것입니다. 레온은 스키마를 증가시켜 나가는 것이 인지 발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서로 다른 도형을 유사한 것끼리 분류하는 과정에서 크기가 다른 사각형과 원형의 도형만이 제시되는 경우 아동은 크기와 모양이라는 2개의 스키마만 활용하면 되지만, 여기에 서로 다른 색깔과 개수가 추가될 경우 아동은 크기, 모양, 색깔, 개수라는 4개의 스키마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처럼 하나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스키마가 확장되는 과정을 통해 아동은 인지 발달을 경험하게 됩니다. 아동의 인지 발달에 나타나는 영역 특수성에 관심을 가진 피셔는 인지 발달을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설명하고자 했습니다. 그에 의하면 문화와 맥락은 개인에게 다양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개인차는 당연한 것이며, 그러한 의미에서 그의 접근은 역동기술 이론이라고 합니다. 인지 발달은 아동의 수준과 환경 수준 간의 상호 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며 여기서 인지 발달의 개인차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피셔의 관점은 피아제보다는 오히려 비고츠키의 관점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 피아제 학파의 공헌점은 피아제의 고전적 이론이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던 개인차에 대한 설명과 그의 단계 이론을 더 심화시켰다는 점입니다. 반면, 그들이 제시한 피아제의 인지 발달 이론에 대한 다양한 관점은 실제 아동의 인지 발달은 더 비일관적이고 무질서하게 진행되는 것 같다는 점에서 비판받았습니다. 또한 최근 창의성이나 다중 기능, 정서 지능과 같은 개념의 발달에 대해 설명하기에는 신 피아제 이론에 근거한 설명의 틀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